음악이 좋은 영화 50

13. 라임라잇 (Limelight)

유자유농원 2010. 8. 8. 13:49

 영화: 라임라잇 (Limelight)
 감독: 찰리 채플린 (Charles Chaplin)
 출연: 찰리 채플린 (- Calvero)
       클레어 블룸 (Claire Bloom - Thereza)
       시드니 채플린 (Sydney Chaplin - Neville)
       나이젤 브루스 (Nigel Bruce - Postant)
 발표: 1952 Columbia
 국가: 영국
 음악: 찰리 채플린

 

  # ‘영화의 독재자’ 찰리 채플린을 대표하는 영화음악

 

    “라임라잇”은 “황금광 시대”(The Gold Rush, 1925), “도시의 불빛”(City Lights,
 1931),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1936), “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 1940)
 등 수많은 영화의 감독은 물론 주연 등으로 20세기 초를 빛낸 ‘영화의 독재자’ 찰리
 채플린(1889.4.16-1977.12.25)이 역시 감독/각본/제작/음악/주연한 코미디 드라마이다.
 그의 말년에 발표한 자전적이자 회고적인 흑백영화이며, 분장을 하지 않은 본래의 모습
 연기를 보여준다.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1987)의 감독으로 유명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라임라잇”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각광의 화려함은 젊은이에게 주어야 할 노령의 축복”(The glamour of limelight from
 which age must pass as youth enters)이라고 말한 것처럼 찰리는 “라임라잇”을 통해
 발레리나 테리역(Thereza)의 영국인 클레어 블룸과, 피아니스트 네빌역의 미국인 시드니
 채플린을 발굴해 내기도 했다. 물론 두 배우의 명성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자신의 영화를 위해 직접 모든 것을 해내려 한 완전주의자, ‘영화의 작은 천재’
 찰리는 영상과 음악을 조화시킨 영화음악의 선구자다. 그는 토키(Talkie) 시대로
 접어들며 어치피 음악을 가미한다면 작곡도 스스로 하고 싶었다. 그의 작곡법의 원리는
 간단명료했다. 사일런트 영화 “도시의 불빛”을 만들면서 영상과 음악의 대위법적 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찰리의 개성에 조화되는 우아하고 로맨틱한 음악을 코미디라는 틀에 맞춰
 작곡했다. 우아한 음악은 나의 코미디에 정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스탭들은 유머러스한
 음악을 사용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음악은 우아함과 매력의 대위법적인 것이 되어야
 하며, 우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찰리는 자신의 많은 영화음악을 직접 담당했지만 “라임라잇”의 음악이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다. 1972년 제45회 아카데미의 ‘오리지널 드라마틱 스코어’ 부문을 수상했다. 이때
 찰리는 83세의 나이로 이미 20년전에 받았어야 할 아카데미 특별부문도 수상했다.

    “라임라잇”의 주제곡은 플라토닉 사랑을 숭고히 유지할 만한 나이던 찰리가 만들어낸
 사랑의 발레 곡이다. 아름다운 사랑은 아름다운 음악을 낳고, 아름다운 음악은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운다. 

 

  # 숭고한 플라토닉 사랑과 찰리 채플린의 예술혼

 

    1914년 여름 영국 런던. 전성기가 지나 명성을 잃고 거리악사로 전락한 다재다능한
 코미디 배우 칼베로(찰리 채플린)는 어느날 약과 가스로 자살을 기도한 같은 아파트에
 세든 젊은 발레리나 테리를 구해 준다.

 

    테리는 관절을 다쳐 더이상 춤출 수 없음을 비관해 왔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지금은 남 어메리카로 떠나 소식이 없는 루이스 언니가 매춘을 하며 자신을 공부시켰다는
 것을 8세때 알게 되었고, 그후 왕립 발레단에 입단했는데, 언니의 매춘 사실을 아는
 어릴적 친구 멜리스가 입단하면서 더이상 발레를 할 수 없다는 히스테리에 빠지게 된
 것이다.

 

    칼베로는 테리를 딸처럼 정성껏 간호하며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일깨워 준다.
 그러는 동안 칼베로 자신도 매일 마시던 술을 끊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처럼 제의받은 미들섹스(Middlesex) 음악당에서의 공연은 중반에 관객들이 나가버릴
 정도로 반응이 저조해 1주일 계약을 파기당하는 등 재기는 절망적이다. 이제 관중들은
 칼베로라는 이름만 들어도 재미없을 거라는 흥행사의 요구대로 자존심을 버리고 이름까지
 바꿔가며 한 공연이었다. 슬퍼하는 칼베로를 테리는 건강을 되찾은 기쁨과 함께
 위로한다.

 

    6개월후 테리는 엠파이어 극장(The Empire Theatre)의 무용수가 되고, 그녀가
 주인공인 새 발레에 칼베로는 다른 이름으로 광대역을 맡게 된다. 발레를 위한 오디션을
 받을 때 테리에게 젊은 피아노 반주자인 네빌이 인사를 한다. 테리는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네빌은 오래전 테리가 문구점에서 일할 때 오선지를 사러오던 가난한 미국출신
 음악가. 오선지와 잔돈을 더 주고, 그의 피아노 연주를 숨어 듣는 등 테리는 네빌을
 좋아했었다.

 

    이전에 테리는 칼베로에게 자신의 가정에 대해 얘기할 때 네빌이 로열 앨버트 홀에서
 교향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했다는 것까지 얘기하며 첫사랑이었다고 말했고, 칼베로는
 언젠가는 다시만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공적인 오디션 후 칼베로는 테리에게 진짜 예술가라고 평하고, 테리는 오랫동안
 말하고 싶었다며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는 칼베로는 아버지처럼 웃어넘긴다.

 

    할리퀸의 이야기인 발레에서 테리는 할리퀸의 애인인 컬럼바인 역을 맡는다. 그런데
 테리는 2부 출연직전 막중한 역할에 대한 부담으로 갑자기 다리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다고 호소한다. 그러자 칼베로는 신경과민이고, 완전한 히스테리라며 테리의 뺨을
 후려친다. 그리고는 놀라 서있는 테리에게 “봐, 아무 이상이 없어. 무대로 나가!”라고
 외친다. 영화의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발레는 열광적으로 끝났고, 테리는 칼베로를 끌어안고 감격해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노광대 칼베로의 공적을 인정해 줄 사람은 없다. 테리가 찾지만 칼베로는 축하 파티에
 참가하는 대신 바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간다.

 

    파티에서 테리는 네빌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그리고 그가 군영장을 받아 입대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요청대로 함께 춤을 춘다. 하지만 칼베로가 걱정돼 네빌의
 배웅으로 집으로 온다. 헤어지기전 네빌은 “숨기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해 달라”며 “칼베로에 대한 헌신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다. 테리는
 “동정이상의 내 인생이다. 그 무엇도 날 떼어놓지 못한다”며 흐느낀다. 이러한 두 사람의
 대화는 먼저 집으로 와 문에 기대 깜빡 잠들어 있던 칼베로가 듣게 된다.

 

    칼베로는 테리의 거듭되는 사랑고백과 결혼요청에 “노인에게 낭비한다. 젊음의
 낭비”라고 말하고, 테리는 “사랑은 낭비가 아니”라고 애원한다. 칼베로는 테리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떠날 생각을 하던 중 극장주 포스탄트(나이젤 브루스)가 발레의 광대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려 했다는 것을 알고 결심을 굳힌다.

 

    다시 거리악사로 나선 칼베로는 런던의 한 바에서 포스탄트와 네빌을 만나게 되고,
 테리의 소식을 듣는다. 칼베로의 소식을 들은 테리는 칼베로를 찾아내 극장으로
 돌아오기를 권하고, 극장 최대의 행사에서 박수부대를 동원하는 등 칼베로를 위한
 특별공연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아직 자신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
 칼베로는 다시 무대에 선다.

 

    약속된 대로 관객들은 환호하고, 칼베로는 고무된다. 그런데 앙코르로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의 무언극을 하던 중 칼베로는 무대아래로 굴러 밴드의 큰북에 몸이 끼며
 척추를 다치는 사고를 당한다. 고통을 느끼면서도 그는 바이올린을 계속 연주한다. 북에
 낀채 들려나온 칼베로. 그는 관객들에게 사고로 인한 중단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계속하고 싶지만 박혔어요”라고 인사하며 끝까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심장마비가 겹친 칼베로. 테리에게 말한다. “함성 들었오? 박수부대말고...”
 “마지막으로 테리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한 칼베로는 무대가 보이는 소파에
 누운채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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